즐겁고 개빡치는 미국생활..
입국한지 열흘 남짓 지났다. 진짜 많은일이 있었는데 기적적으로 10일정도만에 차를 제외한 집 세팅을 거의 완료했따.
미국에서 1년 노는게 작년 8-9월쯤 확정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집+차정도는 슬슬 알아볼 수 있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결혼준비를 급하게 하느라 거의 알아보지를 못하고 유사 맨땅에 해딩으로 미국에 와서 집을 구했다.
아 완전 헤딩은 아닌게 여기 부모님 친구가 계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음. 그래도 대략적인 가이드만 주셔서 아파트 돌아다니고 임장하고 이런건 다 내가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다.
버클링 visiting scholar 과정 입학요건이 bay area에 거주할 것이어서, 거주지가 처음부터 한정되었다. 거주지 중에서 Oakland는 치안이 안 좋기 때문에(남친이 08년도에 왔을땐 괜찮았다고 했는데..?) 우선 제외하였다. 한국에서 apartments.com이란 사이트를 통해 대략적인 아파트 위치와 시세를 알아보았는데, 우리가 고려한 거주지는 (1) 소살리토섬, (2) 샌프란 다운타운, (3) 월넛크릭 세곳이었따. 이 세 지역의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고, 실제로 온라인으로 계약까지 하려다가, 현지에 계신 ㄱ아저씨가 무조건 와서 직접 보고 계약하는게 나을거라 그래서 일단 미국으로 갔다.

근데 샌프란 호텔에서 지내면서 길가에서 자꾸 오줌냄새나고 도시 너무 짜증나서 시티는 제외하기로 하였음
2. 임장
정말 고통스러웠던 임장... bay area는 (스탠포드 근교만큼은 아니지만) 렌트비가 비싸다. 완전 돈아까운데 한국처럼 전세금이 없기때문에 괜찮은것 같기도 하고..? 무튼 생활비도 렌트도 비싸다.
나의 로망은 영화 mother에 나오는 집처럼 허허벌판 위 house에 사는것이었따. 근데 여기는 도시라서 이런집은 흔하지도 않고 렌트하기도 힘들뿐더러 렌트하면 8000불은 줘야할것같다..

(1) Eaves walnut creek
월넛크릭은 학군이 좋아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카던데, 우리는 학군에 관심이 없으나, 차를 1대만 살거면 다운타운에 집을 구해야 한다고 하여 가장 큰 suburban인 월넛크릭을 고려하게 되었다(ㄱ아저씨도 여길 추천하심). 우선 역세권에 가격이 합리적인 Eaves walnut creek 아파트에 가 보았음.. 여기는 비교적 저렴한 렌트(1bed에 2000불 중반대)에, 유학 후기에도 학군때문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써 있었고, 내가 맹신하는 구글 별점 후기도 4점 후반대여서 아마 여기에서 살게 되겠거니 했다.

실제로 임장 갔을때는 구글 별점이 말해주듯 staff들도 엄청 친절하고 설명도 잘 해줬다.
그런데, 30년된 아파트라 너무 낡은 느낌이었고 냄새도 특이하고(남편은 자기가 있던 미군 배럭냄새가 난다고 그래따....아마 미국애들이 쓰는 섬유유연제 냄새일까?) 여하튼 좀 별로였다.

내가 본곳은 1층이었는데 입구도 음침하고 맘에 안들었다. 1층방이어서 거실은 마룻바닥이었으나, 나는 카펫에 거부감이 별로 없었음에도 베드룸의 30년된 카펫 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지 상상조차도 하기 싫어따.
아 그리고 피트니스센터랑 공용 세탁실도 있었는데 정말 구렸다.
(2) Alameda marina apartment
오클랜드 서쪽에있는 알라매다에 있는 아파트이다. 오클랜드는 치안이 안좋은데 알라매다는 그나마 좀 나아보이고, 여기도 1bed 2000 중반, 2bed 3000 초반의 착한 가격에 이끌려서 임장을 가 보았다. 그런데..... 너무 대학교 기숙사처럼 생겼고 pool도 있고 좋기는 한데 그냥 그랬다.


어후 진짜... 싼게 비지떡이다
여기까지 알아보고 좀 빡쳐서 방을 1bed로 줄이고, 차라리 신축 아파트를 찾자 해서 walnut creek의 아파트 위주로 보게 되었다.
(3) Vaya
결국 우리가 계약한 아파트다. apartment.com에서 20년도인가 21년도인가 완전 신축 아파트라고 떠서 가봤는데, 조건이 괜찮아서 계약하게 되었다.

장점: 완전 신축에 거실 마룻바닥, 피트니스 센터/수영장 좋음, 쓰레기 문앞에 내놓으면 수거해줌, 음식물 분쇄기 있어서 음식물처리 따로 할필요 없음, 남향에 역세권임(station에서 걸어서 5분거리), 마트(target)에서 걸어서 5분거리, staff들 매우친절하고 관리 잘해줌.... 쓰면서도 느끼는건데 장점이 정말 많았다.
단점: 가격이 비쌈(1bed에 3150정도, 여기에 utiliy 150-200, parking 50, 또 뭐시기 뭐시기 추가하면 한화 약 400만원 정도가 고정비용...), 도로변에 2층이어서 소음이 심하진 않으나 그렇다고 없는 것도 아님(창문 열면 지하철 소리도 들림), 발코니 좁은편, dog-friendly라고 광고를 해대는대 아니나다를까 대부분 반려견을 키워서 dog park 근처 집은 오줌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고 함 정도다.
좀 더 비교해보고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호텔생활 5일만에 너무 지쳐버려서 여기로 asap 계약해달라고 staff에게 졸라댔다. 회사에서 발급해준 financing 서류랑 국세청에서 발급받아온 재작년 소득증명서까지 부랴부랴 제출하고 그다음날인 26일에 입주하였다.
(4) AVE walnut creek
여기도 15년도?16년도? 쯤에 지어진 준 신축아파트이다.

여기랑 Vaya랑 진짜 계속 비교하다가 Vaya를 선택했다. AVE의 최대 장점은 탑층(6층)에 마룻바닥에 층고까지 높은 방이 매물로 나와있었다는 것이다. 가격은 3200정도로 Vaya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주차비도 100으로 vaya의 2배다), 2층과 6층의 차이는 크기때문에 여기로 할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근데 여기는 실제로 가보면 너무 한국의 원룸처럼 생겨서 살짝 꺼려졌고, 6층 발코니에서 맞은편 아파트가 보여 전망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반면 Vaya는 맞은편에 큰건물이 없다).

(5) Avalon walnut creek
탑층에 역세권 아파트로, 신축이 아니라는 것만 제외하면 우리가 딱 원하는 방을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다. 가격도 Vaya나 Ave보다 저렴해서, 여기서 13개월의 계약기간을 요구하지 않았따면 여기를 골랐을 것 같다.

방은 일반과 upgraded 인테리어로 나뉘는데, 업글 인테리어는 스테인리스 주방에 인덕션이랑 마룻바닥이랑 여하튼 새집처럼 해놔서 upgraded로 알아봤다. 탑층 가격이 3000불정도 했던 것 같고, 주차는 무료다(!). 가격적으로는 가장 괜찮았지만 최소 계약기간이 13개월인가 14개월이고, 12개월 후 방 빼려면 다른 임차인을 미리 구해와야만 다음달 rent를 면제해 주기 때문에, 번거로운게 싫어서 포기했다.
(6) Arroyo walnut creek
여기도 walnut creek의 신축아파트이다. apartment.com에 엄청 예쁘고 멋진 루프탑사진이 올라와 있어서 한번 가봤다.
근데 당시 available하다던 방은 208호 뿐이었는데, 가격까지 싼 이유가 있었던게 진짜 방이 너무너무 어둡고 빛이 하나도 안들어서 여기선 도저히 살 수가 없겠다 시펐다.

(7) summit at sausalito
소살리토섬에 위치한 아파트다. 가격이 비싼데도 엄청 낡은 아파트지만, 이 모든걸 상쇄하는 뷰가 있는 곳이다.... 우리는 차를 1대만 살꺼라서 대중교통이라고는 1도 없는 이곳에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버클리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야하는데 다리 건널때마다 8달러의 톨비가 붙기 때문에, 사실상 렌트비에 +100~200정도의 톨비까지 생각해야해서 가성비도 무쟈게 안좋은 아파트였따.
하지만 이 모든걸 상쇄하는 엄청 이쁜 뷰가 있기떄문에... 꼭 임장을 가고싶은 곳이었다. 근데 아쉽게 leasing staff와 내가 조율을 잘 못해서 실제로 가보지 못했다. 근데 가봤으면 뿅가서 여기 살고싶다고 했을수도... 아무튼 이렇게 소살리토에서의 삶은 물건너갔다.

하... 아무튼 미국에서 젤 고통스러웠던 task 1 집구하기가 끝났다. 입국 6일쨰에 입주했는데, 이정도면 내 급한 성격에 맞게 빠르게 잘 구한 것이라 생각한다. 집이 구해져서 정말 다행이고 한국에서도 맨날 집보러다녔는데 미국까지 와서 하니까 넘 고통스럽고, 다시 한국가서 또 해야한다는게 절망스럽다.
그래도 사람에게는 집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